감정과 음식 중독 (실천편) – 내가 먹고 싶었던 건 음식이 아니라…
나는 배가 고파서 먹는 게 아니었다.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줄 몰라서, 음식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이 글은 단순한 식습관 이야기가 아닙니다.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온 내면이 어떻게 ‘음식’을 통해 위로받으려 했는지를 고백하는 기록입니다.
🔍 목차
감정이 배고픔으로 바뀔 때
나는 자주 배가 고팠습니다. 밥을 먹은 지 1시간도 안 되었는데, 뭔가 자꾸 입에 넣고 싶어졌어요. 어느 날 문득 물었습니다. “진짜 배고파서 먹는 걸까?”
대답은 “아니”였어요.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그걸 느끼기보다 ‘무언가를 먹는’ 걸로 바꿔버리는 습관이 있었던 거예요. 슬픔, 외로움, 불안, 지루함… 그 모든 감정이 ‘먹고 싶다’는 신호로 변환되었더라고요.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감정 기반 섭식(emotional eating)'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배고픔이 아니라 감정의 자극에 의해 먹게 되며, 이때 뇌는 감정적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음식을 ‘위로의 수단’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단 음식은 세로토닌 등 기분을 일시적으로 좋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을 자극해, 감정을 ‘무감각하게 만드는’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반복될수록 **먹는 행동은 감정을 회피하는 자동 반응**으로 굳어지게 되죠.
먹는 것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나
나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데 서툴렀습니다. 누군가에게 “나 오늘 기분이 좀 우울해”라고 말하기보다 혼자 냉장고 문을 열고 무언가를 입에 넣곤 했어요.
기분이 좋을 때도, 축하하고 싶을 때도, 먹는 것으로 감정을 표현했고, 기분이 나쁠 때도, 허전할 때도, 먹는 것으로 감정을 위로했어요.
먹는 것은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되게 해줬고, 감정을 느낄 여유를 뺏어갔어요. 그건 **중독이었고, 자기 방어였고, 동시에 외로움에 대한 애처로운 대처**였어요.
위로받고 싶었던 마음의 허기
어느 날 냉장고 앞에서 또 먹으려던 찰나, 내 안에서 이렇게 물었어요. “너 지금 진짜 배고파서 먹는 거야?” 조용히 기다렸더니, 내 안의 작은 목소리가 이렇게 대답했어요. “아니… 나 그냥 외로워서 그래.”
그 순간 눈물이 났어요.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감정을 무시해왔는지, 얼마나 혼자 감정을 감추며 버텨왔는지를 느꼈습니다.
나는 음식을 원한 게 아니었어요. 그저 누군가 내 감정을, 나의 존재를 알아봐 주기를 바랐던 거예요.
감정과 다시 연결되기 위한 작은 연습
이후 나는 먹기 전에 나에게 이렇게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지금 먹고 싶은 이유가 뭘까?” 그리고 진짜 배고픔인지, 아니면 감정의 허기인지 구분하려 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그 감정에게 말을 걸어줬어요. “지금 슬펐구나”, “그 말이 상처였지?”, “외롭지? 괜찮아, 나 여기 있어.”
먹는 것 대신, 감정을 들어주는 나. 그렇게 나는 음식이 아니라, **‘나 자신’을 통해 나를 위로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음식 중독을 마주하는 3단계 연습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음식 중독이라는 무의식적 반응을 조금씩 ‘의식의 선택’으로 전환해가기 시작했어요.
이건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과의 관계 회복이었어요.
① 감정의 외부화:
‘뭘 먹을까?’라는 생각이 올라오면, 이제는 그것을 ‘내가 하는 생각’이 아니라 ‘그냥 떠오르는 감정 언어’로 바라봅니다. 그 생각을 붙잡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는 거예요. "아, 지금 이 말은 나의 무의식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구나."
② 다정한 수용:
그 감정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넵니다. 마치 친구가 '뭐 먹을래?'라고 물었을 때처럼요. "그래, 너 지금 뭔가 먹고 싶구나. 배고파? 아니면 마음이 허전한 거니?" 이렇게 부드럽게 나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③ 감정 이면의 욕구 바라보기:
진짜 배가 고프다면 먹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감정의 이면을 살핍니다. "그래, 너는 지금 사랑받고 싶었구나. 관심받고 싶었구나. 그 감정 느껴도 괜찮아. 여긴 안전해. 사랑해."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먹는다’는 자동반응이 점점 줄어들고 감정과의 대화가 늘어나게 됩니다.
어느 순간, '뭘 먹을까?'는 ‘사랑받고 싶다’는 무의식의 언어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실천 TIP: ‘뭘 먹을까?’라는 생각이 올라오면 잠시 멈추고, 이렇게 물어보세요. "배고파? 배고픔이 아니라면, 너 지금 사랑받고 싶은 거니?" 이렇게 물어봐주는 순간, 내면에서는 마치 잔치가 벌어지듯 환대받는 느낌이 피어납니다. 그 감정은 결국 당신을 만나고 싶었던 마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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